새로운 시대의 길을 묻다

- 국가발전의 기본원리, 국민행복의 기본원리 -

 

 

 우리나라에서 구한말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19세기 조선은 중국(청), 러시아, 미국, 일본 4개국의 사이에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1882년 미국과 맺은 조미수호통상조약의 내용 중에 거중조정이라는 항목이 있다. 제3국이 침략을 받을 때는 다른 정부가 원만한 타결을 주선한다는 항목이다. 그러나 이 항목은 동상이몽으로 끝났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미국이 타국의 침략을 방어해 줄 것이라고 믿었으나, 사실 미국 입장에서는 일본과 맺은 카츠라 테프트 밀약 등 일본이 조선을 차지하길 바라는 노림수가 스며들어 있었다. 결국 조선은 을사늑약(1905)으로 주권을 상실하였으며 경제적, 군사적으로 독립을 유지할 능력을 상실하였다. 결국 조선의 비극은 기술과 기업이 국민행복의 기본원리라는 사실을 몰랐다는 데 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의 아시아 패권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와 미국이 맺은 한미상호방위조약(1953)이 또 다시 동상이몽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즉, 19세기 조선이 러시아를 견제하는 미국의 일본 지지와 갑신정변 실패로 한일합방이라는 치욕을 당했듯, 21세기 한국 또한 일본의 5분의 1의 경제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의 일본 지지-오바마와 아베 정권의 일본 집단 자위권 지지로 이어지고있다-로 인해 또 다른 치욕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

  전세계적으로 인기있는 스포츠인 축구, 야구, 골프, 테니스, 양궁은 영국에서 시작해서 세계 여러 나라로 전파되었다. 또한, 영어와 신사(gentleman), 비틀즈로부터 시작한 아이돌과 같은 문화도 세계적으로 단단히 자리매김했다. 그 이유는 기술혁명이자 기업혁명인 산업혁명으로 역사상 최대의 제국으로 발전했던 영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가 세계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영국의 영광은 영국의 엘리트와 의회가 기술과 기업이 국민행복의 기본원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근대적 기술과 기업을 가진 민족은 행복했고, 그렇지 못한 민족은 불행했다. 이것은 당시 지구상 어떤 민족, 어떤 국가에도 적용되는 예외없는 법칙이다. 영국이 선발산업국이었다면, 일본은 대표적인 후발산업국이다. 일본의 성공은 일본의 선각자와 위정자들이 기술과 기업이 국민행복의 기본원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의 요시다 쇼인이라는 위정자는 송하촌숙이라는 서당에서 90여명의 제자에게 화혼양재, 대양이를 가르쳤다. 이와 같이 서양의 기술 문명을 배우자는 교육은 당시 일본이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넘어가 는데 발판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서당에서 위정척사를 기본으로 한 논어, 맹자와 같은 사서삼경을 가르쳤다.

  이제 한국의 상황을 보자. 1960년대 한국은 너무나 가난했다.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가 전체의 68%에 달했으며, 국내총생산은 125개국 중 101위에 있었다. 그러나, 1960~80년대의 '한강의 기적'을 통해서 철광석, 무연탄, 오징어, 의류, 선박, 음향기기 등을 수출하였고 2000연대에 이르러 반도체, 컴퓨터, 자동차, 석유제품, 선박을 수출하며 지금의 대한민국에 이르렀다.

 그러나, 2013년 맥킨시 보고서에 이르면 북핵보다 한국경제가 위기라며 한강의 기적이 멈춰버렸다는 진단이 있었다. 의대와 약대를 희망하는 진학생은 늘어나고 이공계 진학 증가율은 부진하다. 즉, 과학 기술자가 대우받지 못하는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 또한, 기업에 대한 불필요한 규체와 반기업적정서로 인해 기업인이 기업을 운영하기 정말 힘든 나라가 되고 있다. 한강의 기적은 '기술보국, 기업입국'과 같은 국가발전원리 아래에서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이향했기 때문에성공하였다.

 반면, 이 기적이 산업사회에서 지식기반사회로 이행하는 상황의 우리나라에서 중단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만약 지식산업혁명이 일어나 과학기술이 존중되고 기업을 존중하는 국가발전원리가 자리잡는다면, 경제성장이 가속되는 사회가 될 수 있다. 이제 절반의 성공에서 완전한 성공으로, 지식기반 사회에서 진정한 선진국으로 등극할 때가 되었다